순수
어린 시절 거실에 앉아 <순수>라는 클래식 앨범 시리즈를 꺼내 듣곤 했습니다. 부드러운 곡선의 볼륨 노브를 돌리면 소리가 점점 커지곤 했죠.
집으로 가는 차 안, 뒷자리에 앉아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기타 소리를 듣곤 했습니다. 기타는 가끔씩 '끼익 하는 작은 소음을 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지 운전을 하던 어머니께 물었지만 아버지도 알지 못했죠.
궁금증은 제 안에 남았고, 중학생이 되어 기타를 처음 잡아보고서야 무슨 소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건 기타줄에 손가락이 살짝 스치면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그걸 아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요. 저는 이미 기타가 만들어내는 울림에 매료되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기타는 드럼, 피아노로 이어졌습니다. 기타를 시작한지 15년, 드럼 10년, 피아노는 3년 되었습니다.
보컬과 작곡도 배웠습니다. 어쩌다보니 음원도 하나 있습니다.
음악을 통해서 삶이 풍성해지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조화로운 음들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도, 쌓아올린 긴장을 해소할 때의 기쁨도, 같이 연주하는 이들과 눈빛을 주고받는 즐거움도. 모두 음악 안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