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사람들

누나는 항상 같이 게임을 하자고 먼저 제안했습니다.
불법 복제된 게임기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슈퍼 마리오'와 '서커스 찰리'를 번갈아가면서 했습니다.
불법 복제된 CD 게임이 유행하던 시절에는 '펭귄 브라더스'를 2인용으로 클리어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아기자기한 그래픽도, 중독성있는 음악도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누나와 함께 노는 시간이었습니다.

중학생 시절에는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했습니다.
닌텐도 DS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무선 통신으로 '포켓몬스터 DP'를 함께 즐겼습니다.
Wii가 유행하던 시절에는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로 누가 더 실력이 좋은지 겨루었습니다.

성인이 되고서는 함께 게임할 친구가 점점 사라졌습니다.
각자 학업과 취업으로 바빠지고 맞는 시간을 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외로움과 코딩

2016년,대학 생활의 첫 배경은 인천 송도였습니다.
캠퍼스 앞 8차선 도로에는 차가 30분에 한 대씩 다녔고, 그 뒤로는 사람이 살지 않는 아파트가 늘어서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그 도시의 외로움과 황량함을 기억합니다.

그 곳에서의 첫 학기. 저는 외국인 교수님이 영어로 진행하는 HTML 강의를 들었습니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아 종종 놓치는 내용도 있었지만 'open bracket', 'close bracket'하던 소리는 아직도 귓가에 멤도는 듯 합니다.
html 코드였는지, 교수님의 영어였는지, 혹은 강의가 끝나면 마주치던 오후 5시의 하늘 때문이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덕분에 외로움이 조금 달래지기도 했습니다.

이후 프로그래밍에 대한 호기심으로 대학에서 파이썬 기초 강의를 들어보기도 했습니다.
헬로 월드, 하고 인사를 해보기도 하고 거북이를 닦달해 사각형을 그려보기도 했습니다.
도시를 여행하는 최적의 경로를 찾는 문제에서 좀 좌절하긴 했지만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경험은 즐거웠습니다.
그렇지만 파이썬 역시 B학점이라는 결과 이후로 사용하지 않는 언어가 되었습니다.

코딩과 사람들

파이썬을 마지막으로 게임은 혼자하고 코딩과는 멀리 지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는 게임 개발과 웹 페이지 만들기를 건드려보고 있습니다.
사람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이번에는 직접 만들어내고 싶어서요.
이제는 생산자로서 그런 시간을 사람들에 선물하고 싶습니다.